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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제 8 호 미래의 아이돌

  • 작성일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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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6
남영욱

  남영욱 정기자

 

  최근 우리가 ‘우상’으로 삼고 관심을 쏟는 대상이 점점 기성 연예인에서 유튜버나 틱톡과 같은 개인 방송인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아이돌 등 기존의 연예인에 대한 팬덤 역시 여전히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이들 또한 너도 나도 개인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것을 보면 엔터/방송 업계 자체가 이러한 개인 방송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 1박2일,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 메이저 방송프로그램을 연출한 나영석 pd가 유튜버 침착맨에게 유튜브 운영 팁을 묻는 모습

  이러한 이유로 요즘은 개인 방송에서 활동하던 인플루언서들이 연예계로 데뷔하거나, 기존 연예인들이 개인 방송을 시작하는 등 양쪽의 경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인 방송 전성시대는 과연 영원히 지속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가까운 미래에 버추얼 방송인, 소위 ‘버튜버’가 사회에 전면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더 나아가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이러한 인플루언서의 역할의 한 축을, 아니 어쩌면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사실, 아이돌이나 배우 같은 기성 연예인들도 기획사에서 기획한 하나의 결과물에 해당한다. 작곡가가 만든 노래를 부르고 안무가가 짜준 안무를 수행하고, 감독이 구상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등 여러가지 기획과 투입에 의한 하나의 결과물로서 대중 앞에 선보여지는 것이 연예인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일정한 기대를 가진 투입에 대한 산출은 AI가 잘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다. 현재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미 버추얼 아이돌을 선보이고 있고, AI로 노래를 부르는 기술도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가상의 존재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그저 “사람이 아니니까”, “인간미가 없어서”, “가상 캐릭터에는 몰입을 할 수 없다”라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질 막연한 거부감에 가깝다. 이미 애니메이션이나 버추얼 유튜버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이러한 거부감을 허물어 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애니를 보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오늘날 애니메이션은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취미가 되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2.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또한 실제로, 현재 대한민국 대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는 보이그룹 랭킹 차트에서 세븐틴, 방탄소년단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3 이러한 버추얼 아이돌이 가지는 장점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앞서 말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팬인 상명대학 학우를 인터뷰해 보았다. 


1. 플레이브가 버추얼 유튜버로서 가지는 기존의 아이돌과 차별화된 강점이 있을까요?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의상 체인지’가 있습니다. 기존의 아이돌은 콘서트를 한번 하면 옷을 갈아입기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플레이브의 경우 한번에 옷을 바꿔입을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 효과들이 기존 아이돌과의 차별화된 강점인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음악 방송이나 콘서트의 경우 멤버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나타나고 3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차별화된 액션이 가능합니다. 또한 그랜드 피아노, 오토바이 등이 콘서트 장 안에서 구현 가능하고 나비가 등장하는 등 여러가지 효과들을 구현 가능해 마치 영화를 보듯 재미있게 콘서트 관람이 가능합니다.


2. 플레이브와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느끼시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엄청 느낍니다 ㅎㅎ 가장 큰 이유는 버블과 라이브 방송인데요 버블은 아이돌과 1:1 채팅방처럼 소통이 가능한 어플입니다 저희 멤버들 모두 구독 중인데 하루정도 기다리면 버블이 80개씩 쌓여있곤 합니다 그 정도로 매일매일 소통을 해주고, 버블을 통해 만두 만드는 소리 같은 요리하는 소리, 자기 전 노래 한소절, 멤버들과의 소통 등을 라디오처럼 녹음해서 보내주어 굉장히 친밀감이 높습니다.

또한 저희는 일주일에 2번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합니다. 멤버들의 근황을 듣기도 하고 앨범 예고 등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멤버들끼리 여러 컨텐츠나 게임을 진행하기도 해서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합니다. 타 아이돌처럼 영상통화 팬사인회도 진행하고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채팅창도 활용하는 등 오히려 전에 좋아하던 아이돌보다 친밀감이 더 높습니다.


3. 플레이브의 활동에 특별히 감정적으로 몰입한 기억이 있나요? 그럴 때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플레이브의 활동이 버추얼 아이돌 이기때문에 많은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많은 편견을 깨야했고, 그만큼 많은 악플을 견디고 성적으로 증명을 해야했습니다. 활동의 측면에서도 콘서트를 하려 해도 버추얼이란 이유로 작은 곳 하나 대관 하기 어려웠습니다. 플레이브 멤버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작년, 시상식 투표를 진행할 때 저희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조롱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멤버들이 버블로 위로해주었고, 겨우겨우 상을 타게되었을 때, 멤버들의 팬 여러분 덕분이다 너무 고생많았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할게요 더 잘해줄게요 라는 말이.. 그때의 감정을 아직도 못잊습니다..ㅎ 버추얼 이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들어야 했던 현실이 슬프면서도 오로지 실력으로 모든 걸 깨주고 견뎌준게 너무 고맙고 벅찬 감정을 많이 느꼈습니다.


4. 앞으로 버추얼, AI 기반 인플루언서가 연예계나 콘텐츠 업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여러 기술이 더 발전하면 화려하고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것 같습니다. 게임의 경우에도 모션 캡쳐를 활용한 VR, AR 산업이 활발하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버추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개개인의 실력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 버추얼 아이돌은 친밀함, 감정이입 면에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강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는 팬들을 위한 기획이라는 엔터 사업의 본질적인 목표 내에서 장기적으로 버추얼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기성의 그것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좋아하는 주요 이유는 정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받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기성 연예인들이 개인 방송인들에게 인기를 나눠주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주는 ‘친밀함’과 ‘가까움’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개인 방송을 통해 개별적인 소통을 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가 대중과 더욱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4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최근 엔터 업계는 연예인과 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버블’ 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기도 하다. 


5. 실제 연예인과 팬들이 함께 단체채팅을 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버블'  그러나 이러한 안정감 속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결국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한번의 실수, 아무의미 없는 표정이나 행동 한번이 대중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으로 포착되면 정말 수많은 비난과 욕설을 받는다.


6. 딸기를 두손으로 잡고 먹어 대중들로부터 가식적이라 질타를 받은 장원영씨
  특히 요즘에는 아주 사소한 행동조차도 대중들에 의해 나노 단위로 분석되고 캡처되어 퍼져나간다. 24시간 내내 본인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행동 하나하나를 캡쳐한다고 생각한생각한다면, 책잡힐만한 행동을 안하는 것이 더 힘들 것이다. 이렇게 현재는 연예인이나 개인 방송인에게 가해지는 그 비난과 평가의 중압감이 너무 크다. 그로 인해 우울증을 앓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도 부지기수인 실정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고통이 연예인, 인플루언서의 몫에서 끝일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친밀함’과 ‘가까움’을 통한 안정감을 느끼고 몰입한만큼, 그에 대한 비난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느끼며 함께 상처를 받기도, 심지어는 함께 대중들에게 공격받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디지털 존재, 즉 실수가 없는 인공지능 캐릭터가 앞으로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7. Ai를 통해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구현해 대화할 수 있는 앱 zeta  이는 미래에 사람들의 안정감을 충족시키면서 우상으로서 역할을 대신할 디지털 존재들이 더욱 활발히 등장할 것을 예고한다.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캐릭터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성격과 인격을 부여받고, 각각의 작품에 적합한 AI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러한 미래에는 단 하나의 인공지능만이 아니라, 각각의 사용자에게 맞춘 개별화된 AI 캐릭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사용자의 대화 패턴이나 성향에 따라 맞춤형 AI를 만드는 기술이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에게 맞춘 디지털 우상을 가지게 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캐릭터와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고 친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버블’ 서비스의 상위호환 격의 서비스가 될 확률이 높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AI 기반 연예인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하는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존 연예인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은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담과 한계가 명확하다. 실수 없는 디지털 존재, 개인화된 AI 캐릭터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며 더욱 깊이 있는 친밀감을 제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매력과 감정적인 소통으로 팬들에게 이미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이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람마다 개별적으로 맞춤화된 AI 우상이 등장하여, 팬덤 문화와 소통 방식은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인간 연예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와 감정적 교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AI 연예인의 등장은 단숞난 트렌드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필연적 진화로 볼 수 있다. 이들이 미래에 펼쳐 나갈 새로운 가능성과 역할은 얼마든지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